BLIND SPOT - 강남 프로젝트 - 위대한 유산

강남 8학군에 속하는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표들, 가변크기, 2014

 

BLIND SPOT - 강남 프로젝트 - 위대한 유산

대치초등학교, 가변크기, 2014

 

<강남 프로젝트>는 행복에 대해 역설해보고 <언젠간 행복해지겠죠>연작, 소외된 시선과 부조리를 표상하는 관념적 사각지대에 주목하던 이전 작업들 <BLIND SPOT>연작과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으로, 목적을 상실한 채 기이한 생존의 리듬으로 지속되고 있는 ‘강남, 대치동’ 풍경에 대한 기록이다. ‘강남, 대치동’ 풍경이 외시하는 일상은 도무지 익숙해질 수 없는 기묘하고도 낯선 풍경들로 생경함을 자아내는 듯 하나, 실은 그 곳에서 흔히 당연한 듯 목격되는,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이라는 것에 문득 실색하게 된다.

 

사교육 1번지라 불리우는 ‘강남, 대치동’은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한다. 청소년기부터 대치동에 거주해 온 바, 이 곳 대치동의 교육적 욕망이 과열되어 있는 만큼 그 안에서 행해지는 기형적 행태들 역시 너무도 쉽게 묵과됨을 목격한다. 분명 무엇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우리 아이가 무한 경쟁의 사회를 살아가려면, 자기 몫을 해내려면, 좋은 대학에 가려면,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면, 좋은 가정을 꾸리려면, 안정적인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서라면, 누군가 근본적으로 이 고리를 끊어 내기 전까지는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만 같은 분위기 속, 너도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불안 심리와 해답을 알 수 없으니 당장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정당화, 그리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의 무한 낙관주의는 카르텔을 형성하고, 사회는 재차 견고하게 경직되어 간다. 정성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한 줄기 기대와 믿음으로 ‘강남, 대치동’은 쉬지 않고 굴러간다. 교육의 차별화는 학벌로, 직업으로 사회적 지위와 소득 수준으로, 더 나아가서는 배우자와 다음 세대의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조건이기 때문에, 한 개인의 평생을 좌우하는 근본적 생존기반이 된다. 계급적 요소의 대물림으로 상징되는 대관 의식은 그 모습을 달리하여 여전히 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누구의 욕망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 익히 알려진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은 일본어로 된 제목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역이다. 원제 <Great Expectations>을 ‘막대한 유산’ 혹은 ‘대단한 기대’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한 의미에 가깝다고 한다.

 

 

 

BLIND SPOT - Gangnam Project - Great Expectations

the prestigious school emblem badges.These schools are in Gangnam School District 8., variable size, 2014

 

BLIND SPOT - Gangnam Project - Great Expectations

Daechi Elementary school, 2014

 

The <Gangnam Project> is an artwork that is an extension of previous artworks that emphasized happiness, and paid attention to the notional blind spots symbolizing alienated viewpoints and irrationalities. It is a record of the Daechi-dong landscape that continues to exist with an odd rhythm of survival devoid of its purpose. The everyday life displayed by the Daechi-dong landscape is very bizarre and strang. However, this landscape is an extremely ordinary Daechi-dong landscape.

 

These are school logo badges of prestigious schools in Gangnam. I thought it like the coronation ceremony, and it still remains today in different forms.

 

* Charles Dickens’ novel <Great Expectations> is a mistranslation of the Japanese title. They say a more correct translation of the original title <Great Expectations> is ‘Enormous Inheritance’ or ‘Enormous Expectations.’

 

 

 

+ motive from the <BLIND SPOT> series

강남으로 전학해 이방인으로서의 텃세를 겪었던 청소년기는, 자연스럽게 불편한 시선이 파생될 수 밖에 없었던 동기 그 자체로, 직접 체득해 온 나의 사회적 이해다. 그것은 기존의 익숙했던 모든 것들을 낯설게 만들어 버렸고,‘행복’에 대해 역설해보고, 관계나 현상 속 부조리에 관심을 가지는 등의 일련의 시도들로 이어졌고, 점차 내 불안의 진폭이 내가 아닌 다른 존재들로 확장되어, 나의 불안한 시선과 같은 선상의 표상인 ‘사각지대(BLIND SPOT)’에 관심 갖기 이르렀다.

 

BLIND SPOT(사각지대, 死角地帶)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느 위치에 섬으로써 사물이 눈으로 보이지 아니하게 되는 각도. 또는 어느 위치에서 거울이 사물을 비출 수 없는 각도. 또는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구역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보이지만 보이지 않고, 조명 받지 못하고 쓰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라는 공간은 소외의 다른 이름이다. <BLIND SPOT> 연작은 사각지대가 물리적인 개념을 넘어서서 우리 일상의 곳곳에서 관념적인 담론으로 사회적 풍경으로 전이됨에 주목한다. 부조리한 사회 문제들은 인권의 사각지대, 윤리의 사각지대, 복지의 사각지대, 정치의 사각지대, 교육의 사각지대 등의 형태로 변형되어 우리 삶에 집단적인 외상으로 생채기를 남긴다. <BLIND SPOT> 연작에서 다뤄지는 북아현동과 강남 지역 일대는 실제 오랜 기간 거주하면서 경험하고 관조해왔던 장소들이다. 특정 맥락의 특정한 장소에서 느꼈던 사소한 심리적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기존의 사회적 풍경을 심리적 풍경 혹은 오브제로 전이한다. 익숙한 장소의 익숙한 풍경이지만 결코 익숙하지 않은, 익숙해지지 않는 기이하고 낯선 풍경들. 지금 여기 생의 한구석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념의 사각지대들을 포착하고 기록하여 시선과 사유의 환기를 유도하려는 시도이다.

 

The space called BLIND SPOT, which certainly exists, but does not exist, is visible, but not visible, and is not in the spotlight and not being used, so I thought BLIND SPOT is another name of alienation. I think everywhere in our daily lives, social landscape like the blind spot is rampant. Irrational social problems are transformed into the blind spot in human rights, ethics, politics, education, etc. and leave a collective trauma in our l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