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2018년 3월 26일 월요일 1556호 이대학보, 신문조각, 2018

이화여자대학교 조소전공 K교수 연구실 설치 전경.

신문에서 글자를 긁어내는 행위는 나만의 속도로 거대한 부조리로부터 일상을 지켜 내려는 작은 움직임이자, 당연하게 여겨지는 무수히 거대한 풍경들에 대한 작은 저항이다.

 

 

 

City of the Blind

The Chosun-Ilbo, Saturday, October 21, 2017, newspaper sculpture, 54.3 x 39.3cm, 2018

Scratching is a struggle to keep everyday lives against massive irrationalities of the society at a slow pace. And it's a small resistance against countless spectacle which is taken for granted.

 

 

 

+ motive from the <BLIND SPOT> series

강남으로 전학해 이방인으로서의 텃세를 겪었던 청소년기는, 자연스럽게 불편한 시선이 파생될 수 밖에 없었던 동기 그 자체로, 직접 체득해 온 나의 사회적 이해다. 그것은 기존의 익숙했던 모든 것들을 낯설게 만들어 버렸고,‘행복’에 대해 역설해보고, 관계나 현상 속 부조리에 관심을 가지는 등의 일련의 시도들로 이어졌고, 점차 내 불안의 진폭이 내가 아닌 다른 존재들로 확장되어, 나의 불안한 시선과 같은 선상의 표상인 ‘사각지대(BLIND SPOT)’에 관심 갖기 이르렀다.

 

BLIND SPOT(사각지대, 死角地帶)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느 위치에 섬으로써 사물이 눈으로 보이지 아니하게 되는 각도. 또는 어느 위치에서 거울이 사물을 비출 수 없는 각도. 또는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구역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보이지만 보이지 않고, 조명 받지 못하고 쓰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라는 공간은 소외의 다른 이름이다. <BLIND SPOT> 연작은 사각지대가 물리적인 개념을 넘어서서 우리 일상의 곳곳에서 관념적인 담론으로 사회적 풍경으로 전이됨에 주목한다. 부조리한 사회 문제들은 인권의 사각지대, 윤리의 사각지대, 복지의 사각지대, 정치의 사각지대, 교육의 사각지대 등의 형태로 변형되어 우리 삶에 집단적인 외상으로 생채기를 남긴다. <BLIND SPOT> 연작에서 다뤄지는 북아현동과 강남 지역 일대는 실제 오랜 기간 거주하면서 경험하고 관조해왔던 장소들이다. 특정 맥락의 특정한 장소에서 느꼈던 사소한 심리적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기존의 사회적 풍경을 심리적 풍경 혹은 오브제로 전이한다. 익숙한 장소의 익숙한 풍경이지만 결코 익숙하지 않은, 익숙해지지 않는 기이하고 낯선 풍경들. 지금 여기 생의 한구석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념의 사각지대들을 포착하고 기록하여 시선과 사유의 환기를 유도하려는 시도이다.

 

The space called BLIND SPOT, which certainly exists, but does not exist, is visible, but not visible, and is not in the spotlight and not being used, so I thought BLIND SPOT is another name of alienation. I think everywhere in our daily lives, social landscape like the blind spot is rampant. Irrational social problems are transformed into the blind spot in human rights, ethics, politics, education, etc. and leave a collective trauma in our lives.